[미국 뉴욕]7박 9일 뉴욕 여행: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서 뉴욕현대미술관(MOMA) 까지
- 미국 여행/2020 NYC: 뜬금없이 뉴욕
- 2020. 3. 10. 21:53
뉴욕에 오기 전 한국에서 독감에다 감기에다 계속 병원만 다니다 항생제를 계속 먹고 있었고, 뉴욕행 비행기에서도 회사에서의 스트레스로 제대로 잠도 못 자서 다시 한번 '참 여행은 퇴사 후 하는 여행이 진리다'를 되뇌었다. 그렇게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7박 9일 뉴욕 여행'이 시작됐다.
#1.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St. Patrick's Cathedral)
긴 비행 후 호텔 옆 'The Pho 6'에서 쌀국수를 먹으며 첫 여정의 루트를 짰다. 우선, 근처에 성당이 있어 역시나 유럽에서처럼 뉴욕에서도 1일 1성당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뉴요커를 꿈꾸며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St. Patrick's Cathedral)'에 들러봤다. 그렇다고 본인이 가톨릭 신자는 아니다. 무신론자이지만, 여행을 시작하며 성당에 가서 항상 기도를 한다. "마음 편하게 행복하게 해 주세요" 여전히 또 같은 소원을 빌며 '행복이란?' 무엇일지 다시금 생각해 봤다.
세인트 패트릭 성당을 나와 조금만 더 걸어가면 맞은편에 '록펠러센터 아이스링크(Rockefeller Ice Rink)'가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MOMA'를 향해 미드타운의 거리를 걸었다.
#2.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MOMA'는 Museum of Modern Art 현대미술관을 의미한다. 전세계에 있는 모든 현대미술관을 MOMA라고 해도 된다. 아마도 뉴욕의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대단한 것 같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MOMA에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봤던 작품들이 모두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이 미술 주도권을 잡으며 성장했기에 MOMA를 기준으로 하여 우리의 교과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MOMA는 1928년에 릴리 블루스, 에바 록펠러, 메리 샬리번이라는 3명의 여성이 모여 1929년 84점의 작품을 모아 작은 미술관을 오픈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15만 점에 이른다. 모더니즘, 팝아트, 포스트 모더니즘을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이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위치▼
MOMA는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처럼 으리으리한 곳에 건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53번가와 54번가 사이의 좁은 빌딩 숲 사이에 있어 외관은 모던하면서도 내부는 2004년 개관 75주년에 일본 건축가 타니구치 요시오에 의해 리모델링되어 합리적인 동선 활용이 눈에 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니다. 진빠지게 2시간 넘게 관람했는데도 못 본 곳도 있어 두 번을 갔으니 말이다.
MOMA에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1889)」이 전시되어 있다.
193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이 고흐를 잘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1934-1935년 즈음에 미국 내에서 고흐에 대한 신드롬이 일게 되는데 그 첫 번째 신드롬은 소설가 '어빙 스톤(Irving Stone)'이 1934년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라는 제목으로 전기소설을 출간하면서 고흐를 '불우한 천재 예술가'로 신드롬을 일으킨다. 두 번째 신드롬은 1935년 MOMA의 초대 관장이었던 '알프레드 바하'가 고흐의 개인전을 오픈했는데 사람들이 그림을 보러 오지 않자 '고갱과의 갈등으로 귀를 자른 고흐의 귀'를 전시하면서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한다. 1890에 죽은 고흐의 귀가 있을리 만무한데도 '알프레드 바하'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전시가 흥행을 하며 「별이 빛나는 밤」을 MOMA에서 소장하게 되었다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좋아해 외로웠던 고흐는 다음 기회에 다시 설명하기로 한다.
MOMA의 하이라이트는 4, 5층에 몰려있는데, 1월 24일이 금요일이었음에도 전시관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다만, 급 몰려오는 피로로 인해 MOMA에 왔는데도 좀 의무적으로 작품 감상을 해서 후에도 계속 아쉬움이 남은 터였다.
MOMA에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 1907)」이 있다. 이는 피카소의 입체주의 시초가 되는 작품인데 바르셀로나 아비뇽 인근 사창가의 여성을 그렸다고 하나 원시 아프리카 미술의 모티브도 섞여 있어 피카소의 아프리카 사랑을 눈여겨볼 만하다. 게다가 "아비뇽의 처녀들" 작품에 대한 도슨트 중이었는데 다들 열의가 대단하게 질문하고 답변하고 엄청나게 열띈 대화가 오가는 것을 보며 MOMA의 대표작임이 실감 났다.
그 외에도 고갱, 세잔, 마네, 모네, 샤갈, 클림트, 에곤 쉴레, 달리, 마그리트 그리고 마티스 등의 많은 작품이 있었다. 그 중,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수련(Water Lilies)」은 세 개의 패널을 이어서 그린 작품으로 마치 오랑주리의 수련과 너무나 닮았던 작품이다. 여기서도 MOMA의 센스가 엿보였는데 세 개의 패널을 3D관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라운딩하여 마치 연못에 와있는 듯한 차분함과 아련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클로드 모네"의 "아가판서스(Agapanthus, 1914-26)"는 아가파(agapa)와 안토스(anthos)를 합쳐 이름 붙여진 여름에만 피는 꽃, 아가판서스가 인상적이었고, 교과서에서 봐서 익숙했던 "샤갈"의 "나와 마을(I and the villiage, 1911)"도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느끼지 못했는데, 점점 샤갈의 색채가 마음에 든다. 샤갈의 "나와 마을"은 샤갈의 고향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 대한 향수를 담았다 한다.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와 그의 제자, "에곤 쉴레(Egon Schiele)"의 작품이 한 점씩 있었는데 뉴욕에서 오스트리아 작품을 봐서 반가웠다.
작년에 스페인과 베네룩스 여행을 하며 친숙해진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다. "살바도르 달리"의 「여자의 회고적 반신상(Retrospective Bust of a Woman, 1933)」은 너무 신기해서 보고 또 봤던 것 같다. 바게트 빵과 옥수수는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얼굴의 개미는 또 무엇을 의미할까. 그러면서도 머리 위의 "장 프랑수아 밀레(Jean Fran ois Millet)"의 「만종(The Angelus)」의 한 장면을 올려둔 것은 역시나 밀레에 대한 존경심을 의미하는 듯하다. 참 신기한 작품이면서도 달리의 그 천재적인 발상이 너무 부럽다.
"르네 마그리트"는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작가로 팝 아트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그의 살인 현장에 대한 표현은 정말 기발하고도 신기하다. 살인 현장에서 암살범은 과연 누굴까. 작품에 출현하는 모든 사람들을 꾸밈없이 표현하며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하는 그의 발상이 너무 새롭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댄스 I(Dance I, 1909)」는 러시아 상인이자 남작이었던 '세르게이 슈츄킨'의 주문작을 위해 그려진 대형 습작이라 한다. 슈츄킨은 마티스의 후원자이다. 그의 댄스 연작 중, "댄스 II(Dance II, 1909-10)"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에르미타슈 미술관'에 있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기에 이 앞에서 한참을 있었다. '선, 색채, 형태의 혁명적 적용'으로 표현주의와 추상주의의 기여를 한 작품이다.
그 외에도 추상주의와 팝아트의 대표적인 작가인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앤디 워홀(Andy Warhol),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등의 작가 작품들이 있었다.
사실, 첫 날부터 미술관이라 힘들 것 같아 6층에서부터 내려오면서 관람을 했다. 6층은 전시 준비 중이라 오픈하지 않은 상태였고, 핵심 전시는 거의 4, 5층에서 모두 모여 있었다. 추상주의나 팝아트, 포스트 모더니즘 등의 작품은 2층과 3층에 대부분 있었는데, 너무 기진맥진한 나머지 대충 훑어보고만 왔다. 그래서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았기에 7일 차에 다시 또 왔던 거 같다. 놓친 후기는 다음 7일 차 후기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이렇게 장장 두 시간에 걸쳐 관람을 하고 나오니 '유니클로 기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이때가 4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기부 입장은 금요일 5시 30분~9시까지였다. 추운데 기다리느라 고생이지만, 무료로 입장하니까 시간이 여유롭다면 기부 입장을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단, 'New York C3 by City Pass, New York Pass, New York Explorer Pass'에는 MOMA가 포함되어 있어 Pass이용이 가능하고, 그 외 할인되는 경우가 있으니 MOMA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홈페이지▼
※ MOMA 입장료: $25.00 (참고: 7일 차에 갔을 때는 '마이리얼트립'에서 구매하여 16,995원에 결제함. 훨씬 저렴(약 12,000원 저렴)하니까 현지에서도 QR코드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검색해서 가면 저렴히 갈 수 있을 것 같다. 첫 날이라 몰라서 그냥 $25.00에 관람했다.)
MOMA 근처에 "LOVE" letter가 있다고 해서 구글맵을 보며 해질녘의 뉴욕을 거닐다...LOVE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상심하다 스타벅스에서 카페라떼를 마시며 다음은 어디를 갈지 고민했다. "LOVE"는 어디를 갔을까? 아주 먼 옛날(약 10년 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봤기에 아주 많이 보고싶지는 않지만, 왜 없는건지 궁금하다. 현재 구글맵에는 "폐업중"이라 표시된다. 모두 MOMA 근처에 있던 'LOVE'는 없어졌으니 헛걸음하지 않길 바란다.
MOMA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글이 길어졌다. 나머지 1일 차 여행은 계속될 예정이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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